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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플랫폼 종사자 ‘노동자성’ 인정” 첫 합의

김지훈
2024.03.17 07:21 4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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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배달 앱, 차량호출 앱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플랫폼의 통제하에 일하는 이들을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한 첫 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벨기에는 11일(현지시간) 고용사회장관 회의에서 ‘플랫폼 노동지침’ 최종안이 승인됐다며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유럽인 2850만여명의 권리와 조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U 이사회도 성명을 통해 유럽 전역에서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기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지침은 내달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승인되면 발효된다.
EU 집행위원회는 플랫폼 노동이 급증하자 2021년 12월 EU의 법적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 지침을 제안했다. EU에 따르면 현재 유럽 내 플랫폼 노동자는 2850만명에 달하며, 내년에는 4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침은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 기사, 배달 앱인 ‘딜리버루’ 라이더 등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얻는 이들을 ‘노동자’로 추정하고, 이들에게 유급휴가와 실업수당, 최저임금 등을 보장해 노동 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그간 자영업자로 분류돼 노동법상 보호를 받지 못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종사자의 작업을 지시·감독하고 급여 및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을 통제하는 경우 이들을 플랫폼에 고용된 ‘노동자’로 추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법률상 추정’에 따라 플랫폼 노동 종사자는 자신을 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근거를 갖게 된다. 플랫폼이 이들과 고용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할 경우 그 입증 책임은 플랫폼 측에 있다.
노동자성 인정 기준에 대한 세부사항은 회원국이 각국의 국내법, 단체협약, 판례 등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지침’은 EU 입법 종류의 한 형태로, 각 회원국은 이런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침 발효 2년 이내에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
지침은 플랫폼이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에 대해 노동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의무도 규정했다. 노동자 생체 정보, 심리 상태 등 특정 개인정보를 인공지능(AI) 등으로 관리하는 것도 금지했다.
최종안은 온라인 플랫폼의 ‘사용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설정 등에서 초안보다 퇴보했다. 초안에는 플랫폼이 근무시간 통제, 전자적 수단으로 업무감독, 유니폼 등 서비스 제공 규칙 설정, 급여 수준 및 상한선 설정, 노동자의 독자적 고객 확보 제한 등 5가지 지표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할 경우 ‘사용자’로 간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이 내용이 삭제됐다.
이 같은 후퇴는 지난해 12월 EU 집행위원회와 이사회, 유럽의회 간 3자 협상이 타결된 뒤 독일과 프랑스, 그리스, 에스토니아가 뒤늦게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자국 노동법과의 충돌, 플랫폼 산업 위축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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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시엔’(전국 고교 야구선수권대회)은 전국 3600개 고교 야구부가 우승기를 놓고 경쟁하는 일본 최대 고교야구 대회입니다. 16만명의 남자 고교생들이 머리를 1㎝ 길이로 바싹 깎고 그해 여름만을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립니다. 고시엔 구장을 밟기만 해도 큰 영광입니다. 49개 고교만이 본선에 진출하기 때문입니다. 패배한 고교는 고시엔 구장의 흙을 담아가는 전통이 있습니다. 소년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킨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여전히 일본에서 고시엔은 청춘의 상징입니다.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일본 TBS 드라마 <하극상 야구 소년>도 고시엔 출전을 노리는 에츠잔 고교 야구부의 이야기입니다. 특이하게도 제목 그대로 시골 고교 최약팀이 강호들을 물리치고 고시엔에 진출하는 ‘하극상’을 일으킨다는 결말을 전제하고 시작합니다. 아예 회차가 끝날 때마다 ‘일본 최고의 하극상을 일으키기 ○일 전’이라는 문구를 보여줍니다. 마치 결과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극상 야구 소년>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드라마에 집중합니다. 에츠잔 고교 사회교사 나구모 슈지(스즈키 료헤이)는 야구에 진심인 가정교사 야마즈미 카나코(쿠로키 하루)의 부탁으로 야구부 고문 자리를 떠맡습니다. 나구모 선생은 과거 야구 선수로 활동했지만 부상을 당해 그만두고 뒤늦게 교사가 된 인물입니다. 야구 명문 중학교 출신이자 지역 유지의 손자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이누즈카 쇼우(나카자와 모토키) 같은 학생들을 만나 서서히 열정을 되찾습니다. 오합지졸이던 야구부도 함께 성장합니다.
드라마가 분위기 좋게 흘러가던 중, 갑자기 나구모 선생이 어두운 비밀을 고백합니다. 어차피 나중에는 고시엔에 진출한다는 걸 알면서도 ‘이거 도대체 어떻게 풀어가려나’ 머리가 멍해질 정도였습니다. 나구모 선생뿐 아니라 야구부원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좌절을 겪습니다. 그래도 이들은 좌충우돌하며 스스로 좌절을 딛고 드라마를 만들어 갑니다. 나구모 선생 역의 스즈키 료헤이는 특유의 시원한 웃음이 멋진 배우입니다. 담백하게 연기하지만 경기 장면에선 소년처럼 벅찬 표정을 보여줍니다.
다만 <하극상 야구 소년>은 학생들의 헌신적인 열정을 위화감이 들 정도로 순수하게 묘사합니다. 3학년 주장 히오키 마코토(스고 아라키)는 학교와 친구들의 무관심에도 1학년 때부터 홀로 묵묵히 야구를 계속해왔습니다. 간절하게 노력했지만 히오키가 졸업할 때까지 에츠잔 고교 야구부는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히오키는 자신의 야구가 끝났다는 사실에 슬퍼하기보다 동생이 야구부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는 소식에 기뻐합니다.
당연하지만 고교 야구선수가 모두 프로 야구선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졸업한 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고시엔을 향해 달리던 청춘의 추억은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간직한다고 합니다. <하극상 야구 소년>의 인물들도 그렇습니다. 고시엔의 꿈은 여름과 함께 끝났습니다. 누군가는 부질없고 허망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진심을 다했다면 정말 결과와 상관 없이 추억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구모 선생은 학교에서 열린 고시원 진출 기념식에서 힘줘 말합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진다고 끝이 아니란 겁니다. 반드시 다음이 있습니다. 다음을 목표로 하는 한 우리는 끝나지 않습니다.
<하극상 야구 소년>은 2018년 제100회 고시엔에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진출한 하쿠산 고교 야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쿠산 고교는 10년 연속 현 대회 1회 경기에서 패했던 약소 야구부였습니다. 한때는 야구부원이 5명뿐이었지만 점점 실력을 키워 결국 고시엔에 진출했습니다. 이때 일본 언론은 ‘일본 제일의 하극상’이라고 대서특필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 다음을 목표로 하는 한 우리는 끝나지 않는다는 말이 진짜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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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무역기술 장벽이 늘어나도 국내 기업들의 총 수출액 규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들은 타격을 받아 퇴출될 수 있지만 한국의 수출구조가 주로 대기업 위주로 돼 있어 무역기술 장벽으로 인한 비용을 감당한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신상호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과 경희대 장용준 교수는 12일 해외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s to Trade, TBT)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 무역기술 장벽 건수가 전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대비 1% 증가할 때 수출기업의 숫자는 연간 최대 0.22% 감소했다. 반면 수출액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무역기술 장벽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관세조치로, 상대국 고유의 기술 규제, 표준, 적합성 평가 절차 등이 무역에 방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코로나 이전인 2015~2019년 26개 주요 수출 대상국의 무역기술장벽이 국내 제조업 중 7개 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7개 산업은 ‘음식료품 및 담배 제조업’ ‘섬유 및 가죽제품 제조업’ ‘목재, 종이, 인쇄 및 복제업’ ‘석탄 및 석유, 화학제품 제조업’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 ‘전기, 전자, 정밀기계 제조업’ ‘운송장비 및 기타 제품 제조업’ 등이다.
신 부연구위원은 무역기술장벽 증가는 추가 비용을 발생시켜 이들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 기업의 퇴장을 촉진하고 신규진입을 억제해 수출 기업 수를 감소시켰다면서도 우리나라 수출이 비용흡수 능력이 높은 대기업에 집중돼 있어 수출금액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본축적,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이 높을수록 무역기술 장벽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기계 제조업, 비금속광물·금속제품 제조업 등이 무역기술 장벽의 영향을 덜 받았다.
신 부연구위원은 무역기술 장벽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수출산업의 생산성과 시장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신규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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