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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인공 폐’ 속에서 72년 산 ‘의지의 변호사’ 별세

김지훈
2024.03.17 06:53 5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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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에 걸려 72년간 철로 만들어진 인공 폐에 의지해 살아온 미국 남성이 숨졌다. 향년 78세.
AP통신 등 미 언론은 13일(현지시각) ‘아이언 렁 맨’으로 불리던 작가이자 변호사 인스타 팔로워 폴 알렉산더가 지난 11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진 않았지만, 알렉산더는 3주 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고인은 6살이던 1952년 소아마비에 걸려 목 아래 신체 인스타 팔로워 부위가 모두 마비된 것을 계기로 300kg의 철제 인공 폐 속에서 살아왔다. 철제 폐는 환자의 몸을 감싸는 원통형 구조로, 음압 인공호흡기의 일종이다. 근육 조절 능력을 잃은 환자의 호흡을 돕는다.
고인은 법정에 가거나 대학 수업을 들을 때 등 잠깐의 시간을 제외하고 일생 대부분을 이 기기 안에서 보냈다.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던 탓에 무언가를 먹고 마실 때 가족이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인스타 팔로워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철제 폐에 의지해 생존한 환자’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신체적 제약이 심한 상황에서도 알렉산더는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삶을 이어갔다. 1978년 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1984년 같은 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이후 30여 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플라스틱 막대와 펜을 사용해 키보드를 두드리며 8년간 자서전을 집필한 끝에 2020년 <개를 위한 3분:철제 폐 속의 나의 인생>를 출간했다.
알렉산더는 장애인 인권 운동가이기도 했다. 그는 식당, 영화관 등 어디에 가든 (장애인은) 나 혼자였다며 ‘내가 (장애인들이 외출하기 위한) 길을 열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2020년 가디언에 말했다.
지난 1월부터는 ‘틱톡커’로 활약했다.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채널 팔로워는 이날 기준 35만5000명이며, 맨 처음 올린 게시물은 약 57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알렉산더는 틱톡 영상에서 철제 폐 속에서 살면서 외로운 감정을 종종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도 성실히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님의 마법 같은 사랑 덕분이라고 한다. 그는 2018년 현지 일간 댈러스모닝뉴스에 말했다. 부모님은 ‘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고, 저는 그 말을 굳게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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